처음 배정받은 오팔파트로 출근했을 때 였다.
같이 사는 대만 친구들이랑 같이 인덕션 봤을 때 워홀러들 대다수가
나와는 다른 파트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고
거의 나 혼자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었다.
특히, 닭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닭공장 내부가 굉장히 춥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던 오팔파트는 닭을 죽이는 킬링 파트 바로 옆이었고
피가 뚝뚝 떨어지며 닭 비린내도 엄청 나고 온도 또한 따로 조절하지 않았다.
피가 뚝뚝 떨어지기 때문에 일회용 유니폼 외에 비닐로 된 앞치마, 머리망 등등...
거의 중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그 때가 또 여름이었던지라.....엄청 더웠다.
거기다 그렇게 중무장을 해도 집에 오면 꼭 어딘가에 닭 피가 묻어있었다.
여기는 닭 내장 중에 닭 간이랑 닭똥집을 관리하는 파트였는데
닭똥집은 똥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노랗게 묻은 물질을 손으로 일일히 벗겨내야했고
닭 간 파트는 간에 붙어있는 쓸개즙을 하나하나 손으로 다 떼어내야했다.
그런데 공장 컨베이어 벨트는 아주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고
내 손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거기다 쓸개즙은 잘못만지면 터지기도 했는데 그러다 눈에 한번 튀었던 적이 있어서
바로 응급처치를 했었다.
그게 눈에 들어가면 엄청 쓰라리고 아프다는데...... 난 그렇지는 않았다. 음?
뭐 어쨌든...눈에 안약을 넣어주었고 몇분 쉬다가 다시 그 일로 투입되었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대략 6~7시간 정도.
그렇게 한 며칠을 일했는데,
어느날 엄청나게 무더운 날이 왔고 그 날 나는 쓸개즙 떼다가 머리가 어질어질 하는 현기증이 왔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주저않고 밖으로 뛰쳐나갔고
사람들에게는 머리가 아프니 조금만 쉬겠다고 했다.
(일하는 중간 15분의 스모코 (담배타임)를 갖는다. 비흡연자는 그냥 쉬는 시간)
퇴근 후,
나는 에이전시 APG에 연락을 했고,
혹시 내 파트를 옮겨줄 수는 없는지 물어보았다.
왜 파트를 옮기고 싶은지 나한테 물어봤는데
차마 "더럽고 힘들어, 나 그런일 못해" 라고 말하지 못해서
"아....그 다른 파트에는 한국인이 있데.....여기 나 혼자 한국인이라 조금 외롭고 일하는게 힘들어"
라고 했고 며칠 뒤 에이전시에서 내 파트가 이동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휴~~~~~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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