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공장에서 딱 하루, 게잡이 하다가 심한 감기 걸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다.
4도에 맞춰진 쿨룸 속에서 (냉장고 속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길게는 12시간 넘게도 일을 했으니.......
몸이 많이 힘들고 지칠만도 한데 생각보다 나는 젊었었는지 몸이 잘 버텨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주는 겨울이 되면 비가 심하게 오고 스톰이 오기도 한다.
마치 한국 여름에 장마와 태풍이 오는 것처럼 호주에선 겨울에 이것들이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일하기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나 여름이 지났고 겨울이었는데
비와 스톰이 갑자기 몰려오면서 갑자기 정전이 되고 말았다.
사실 여기서 정전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웃긴건 한번 정전이 되면 복구시간이 최소 2시간.
한국처럼 금방 복구되지 않는다. 에휴......
호주인들 자체가 느긋하고 그래서인진 모르겠는데 호주에 오면 이런 것도 각오해야한다.
아무튼, 닭공장 주변 일대가 갑자기 정전이 되어버렸고,
전기가 없이는 기계가 돌아가지 않으니 우리 모두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닭공장은 매일 매일 문자로 다음날의 시프트 시간을 알려주곤 했었는데,
그 날은 오전 11시에 출근하라고 해놓구선 아침에 눈을 뜨니 오후 1시로 바뀌어있었고
그 시간때쯤 되니 아직 전기가 복구되지 않았다며 오후 5시로 미뤄버렸다.
그런데, 오후 5시쯤 되니 또 7시로 밀리고 계속해서 밀리는 상황.
나는 애프터눈 시프트이지만 모닝 시프트로 근무하는 사람들은 벌써 출근하고 퇴근까지 했을 시간이었어서
이 사람들에게는 선택권을 주었다고 한다.
일을 할래? 아니면 그냥 쉴래?
몇몇 사람들은 출근하고 몇몇 사람들은 그냥 쉰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계속 밀리고 밀리다 결국 밤 9시쯤 되어서야 출근을 했는데,
출근해서도 대략 1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또 정전이 되어버렸다.
일하고 있던 쿨룸에 전기가 나가자 모든 기계가 일제히 멈추고 전등까지 나가버렸다.
그랬더니 갑자기 일하던 직원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슈퍼바이저들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차례차례 밖으로 나갔고 런치룸에 옹기종기 모여서
전기가 다시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그와중에 우버이츠로 피자시켜먹는 사람도 있었다.

이 썰은 다음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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