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링 이라고 하는게 맞겠지만,
샐러드공장에서 내가 근무하는 곳은 라벨링을 하는 곳이었다.
그 공장은 여러 파트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우선, 원 재료인 채소들을 손질하고 담당하는 베지룸,
파스타나 닭가슴살 처럼 조리가 필요한 식품들을 조리하는 쿠킹룸,
준비가 된 재료들을 작은 플라스틱 팩에 담는 준비룸...(이름이 기억이 안남),
그리고 그 플라스틱 팩들을 실링하고 라벨을 붙이는 레이블링룸,
마지막으로 라벨이 다 붙은 제품을 박스에 대량 포장하는 패킹룸이 있었다.
이 외에도 더 숨겨진 룸들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파악한 샐러드 공장의 흐름은 이러했다.
그 중 레이블링룸은 내가 배정받은 곳이었는데, 라벨은 사람 손으로 붙이지 않고
붙이는 기계가 있었으며 그 기계를 통해 나온 제품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실링이 잘못 되어있다던지, 라벨에 유통기한(Best before) 등이 잘 표기되어있는지 등등을
확인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제품 수가 굉장히 많았으며 그 제품들마다 Best before 날짜가 조금씩 달랐는데 그걸 달달 외워야했다.)
그 중에서 잘못 표기된 것이나, 잘못 실링되어있는 것들을 발견하면
준비룸으로 다시 되돌려주었다.
그렇게 내 눈과 손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제품들은 트레이에 차곡차곡 모아서
냉장고 혹은 냉동고 (제품에 따라 보관방법이 다르다) 속에 보관을 해두었고,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 패킹룸에서 그 제품들을 가져다가 패킹을 하였다.
생각보다 일이 괜찮았다.
닭공장에서처럼 막 뛰어다닌다거나 물에 젖거나 그럴 일도 없었고,
샐러드를 포장하다보니, 아니 포장된 샐러드를 받는 일이다보니
닭비린내 같은 냄새도 나지 않았던 것.
거기다 점심시간에는 그 많은 샐러드 중 한 가지를 먹어볼 수도 있었으니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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