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정말 많이 왔다.
2017년도부터 2020년까지,
현재는 2023년이라 그 많은 것을 일일히 기억하기 힘들지만, 큼직큼직하게 기억하는 것들을
생활기로 풀어보았다.
학교 생활에 있어서는 나름대로의 기대감을 안고 공부를 했는데,
비싼 학비, 쪼들리는 생활비 등등을 차치하고서라도,
뭔가 다시 풋풋한 스무살 대학생이 된 것 마냥 캠퍼스 로망을 꿈꾸었기 때문!
한국이 아닌 호주니까..... 호주인 학생과의 로맨스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오시고 말았다.
바로 코비드(COVID), 한국에서는 코로나19.

2019년 첫 학기를 마치고
12월 초중순부터 2월 말까지 겨울이 아닌 여름방학을 보내고 새 학기를 시작할 때 쯤이었다.
중국에서는 한창 코비드로 인해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기도 하고 한국까지 퍼져 감염자를 격리하고 그 행적을 추적하는 등 전 세계가 코비드에 대한 공포로 덜덜 떨고 있었다.
호주 또한 코비드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는데.....
처음엔 느긋하게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호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코비드 감염자가 속출하자
호주 연방정부는 급기야 락다운을 선언하고 말았다.
*락다운이란? 국경을 봉쇄 하고 각 주 경계 또한 봉쇄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필수인력 (의료인력, 물류계통인력 등등)을 제외하고는 집밖엘 다닐 수가 없었고, 일반인이 외출을 하려면 장보기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며 패닉바잉을 하기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패닉에 빠져서 사재기를 하는 것이다.
제일 먼저, 두루마리 휴지가 동나기 시작했고
(왜 하필 휴지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저 추측컨대, 호주인들은 두루마리 휴지를 항상 집에다 넉넉히 구비해둔다. 앞으로 장을 못보니? 필요해서 산 것일까?)
우유나 채소와 같은 신선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동나기 시작했다.
특히, 육류도 전부 동나서 이 당시 강제 베지테리안행이 된 사람들도 꽤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휴지를 구하느라 너무 힘들었고, 하다못해 한국에 있는 엄마에게 연락해서 휴지를 좀 보내달라고 한 적도 있다.
마침 한국은 휴지 사재기 따윈 없었으니까.... 그래서 휴지를 보내려고 했는데
그때 항공편 EMS 우편까지도 막히게 되면서 결국 휴지를 받지는 못했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사실은.....내가 다니게 된 김치공장도, 주 판매처 중 하나가 공항 내 마켓이었는데,
공항이 폐쇄되면서 판매량도 급감하게 되고 물량을 그만큼 만들 필요도 없어진 것이었다.
결국 나는 일자리를 잃었고, 그 외 식당일 같은 건 꿈도 못꿨다.
식당 또한 테이크어웨이 (한국에선 테이크아웃), 포장만 가능하게끔 했고, 다이닝 (식사) 은 못하게 막았기 때문.
엎친데 덮친격으로 로망을 꿈꾸었던 학교 또한 폐쇄 되며 모든 수업은 온라인화 되었고,
같이 입학했던 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모국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 또한 한국행을 고민 안해본 것은 아니나..... 그 당시 비행기 표도 너무 비쌌고, 잦은 캔슬이 걱정이 되었었다.
그리고 한국행을 하기엔 내가 가진 짐들이 너무 컸다.
그래서 조금만 버텨보기로 했다.
존버는 승리하리라!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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