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호주생활기를 50편째 쓰고 있다.
갑자기, 생각난 김에, 두서없이, 오로지 기억에 의존하여 썼기 때문에
노잼이거나 영양가?가 별로 없는 편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만큼 쓴게 어디랴,
한 편 한 편 나는 최대한 유용한 기억을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하여 코로나로 끝났다.
지인들이 하나같이 이 말을 하곤 했다.
나도 동의했다.
처음 코비드가 터졌을 때 나는 이것이 금방 잡힐 줄 알았지, 1년을 통으로 먹을 줄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다.
여전히 코비드는 잡히지 않고 있었고 개발중이라던 백신 또한 기다리고 기다려야만 했던 것.
러시아에서 제일 먼저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크V 를 풀기 시작했고,
마침 러시아에서 온 친구가 있었기에 장난스럽게
나: "와~~!!! 그거 들었어? 너네 나라에서 백신을 제일 먼저 개발하고 풀었데"
라고 했었고 그 친구 또한 으쓱으쓱 하면서 자신감에 넘치며
러시안친구: "훗. 백신맞으러 러시아로 가야하나?"
라고 했었다.
어찌됐든 2020년을 지나 2021년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여전히 닫힌 국경 속에서 살고 있었고, 호주라는 큰 섬에 갇혀 그저 묵묵히 학교 공부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당시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 중에는 나보다 먼저 한 학기를 시작하여(2019년 1학기에 입학한 친구들)
이미 졸업을 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 중 한명, 중국에서 온 친구는
취업까지 성공하여 러시안 친구와 같이 조촐하게 축하 파티도 하였다.
"나도 과연....졸업 후 저렇게 취업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지만, 애써 괜찮을 거야 하면서 그렇게 마지막 학기를 시작하였다.
지난 학기와 별로 다른 것은 없었지만, 지난학기부터 시작한 마스터 프로젝트가 나를 힘들게 만들었었다.
석사 학생들은 마스터 프로젝트 라는 1년짜리 과정을 마쳐야만 한다.
뭔가 주제를 하나 가지고 그것에 대해 리서치도 하고 논문도 쓰고, 뭔가 만들어서 작품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에서 대학 다닐 당시 4학년때 했었던 졸업작품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지난 학기는 뭐... 일단 한 학기가 더 남아있으니까.... 하면서 귀찮기도 하고 일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그저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젠 시간이 없었던 것.
나와 한국인 유학생분과 같이 머리를 싸매며 프로젝트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담당교수님을 열심히 찾아뵈면서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휴....
(이 때 너무 힘들어서 비타민 주사도 맞으러 간 적이 있었다.
잠도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었다.)
이렇게 2년이 지나갔다.
나의 캠퍼스 로망은 코비드가 뺏어갔지만...... 어쨌든 순식간에 2년이 지났고
나는 학교 입학때 설레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이제 졸업생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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