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이어나가던 내 생활기 중 빠진 내용들이 조금 있는데,
나는 학생비자로 있을 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했던 한인잡의 이야기이다.
학생시절, 비자 상으로도, 여건 상으로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가 너무 어렵고
그 모든 상황을 이해해주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참 어려웠는데,
그 중 내가 했던 일들, 청소잡도 그러했고 식당일도 한인잡이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오게 되면 적지 않은 워홀러들이 지레 겁을 먹고
"난 영어도 못하는데 잡이 구해질까? 구하더라도 영어 못해서 짤리거나 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한인 레스토랑, 카페, 청소 등등 한인잡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음.........
열심히 살고 계시는 한인 사장님들껜 유감이지만
나는 한인잡을 권하지 않는다.
오지잡, 로컬잡을 찾아서 하도록 하고 정말 정말 안구해질 땐 그때 한인잡을 했으면 한다.
그 이유는, 페이도, 복지도, 정말 구리기 때문이다.
물론, 수 많은 한인잡 중에는 개중에 괜찮은 한인잡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인잡의 단점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
- 시급이 낮다. (법정 최저시급만큼만 주거나 더 낮게 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 두세명이서 할 일을 한 명에게 시킨다.
- 일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눈치껏 배우라고 한다.
- 애뉴얼리브나 식리브(연차나 병가)를 허용하지 않는 곳이 많다.
- 오버타임이나 주말페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등등이 있다.
1번에 대해서는, 내가 워홀을 막 시작했을 때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퍼머넌트(정규직) 풀타임 기준으로 최저시급이 19불 이었을 당시, 한인잡은 10불 혹은 11불을 주기도 했었다.
그러나 똑똑해진 워홀러들에게 몇번 신고당하고 벌금 뚜드려맞고 한인사회에서도 말이 많자
최근 들어서는 법정 최저시급은 지키려고 하는편.
하지만 이는 풀타임 기준이지 캐쥬얼(비정규직) 기준이 아니다.
캐쥬얼의 경우 풀타임보다 대략 20퍼센트 정도 급여를 더 받아야하는데, 대신 캐쥬얼은 필요할 때만 고용해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몇몇 악덕 사장들은 이 점을 악용하여 장사가 잘 되지 않을때는 퇴근하라고 하는 등의 캐쥬얼식으로
직원을 부리고 급여는 풀타임 기준으로 맞춰서 주기도 한다.
2번, 이건 정말 답이 없는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사람이 구해지지 않는 요즘같은 시기에는 어쩔 수 없겠지 싶지만, 사람 구하는게 어렵지 않을 시절에도
똑같이 행동한거 보면 구인이 되든안되든 그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고작 최저시급 주면서 2인분에서 3인분을 하길 바라는 못된 심보는 어떻게 해야 고쳐질까?
3번. 이것은 약간의 문화차이와도 관련이 있는 듯 하다.
호주에 와서 공장일도 하고 여러가지 일을 할 때는 정말 신기했던 점이,
처음 온 사람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딱 주어진 일만 하게끔 만든다.
하지만 한국인의 관점으로는, 내가 왜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히 다 가르쳐야 하지?
니가 좀 알아서 배워라. 해라. 등등의 식이 많고,
가르쳐주지 않은 일, 시키지 않은 일도 알아서 찾아서 하길 바라는 등의 경우가 많다.
여간 눈치가 빠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능....ㅠㅠ
그러나 호주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가르쳐준대로 잘 하지 못하거나 실수가 누적되면 따끔하게 혼나는 것은 같다.
4번. 애뉴얼리브나 식리브는 퍼머넌트(정규직) 에게만 해당이 된다.
워홀러들은 주로 캐쥬얼로 근무를 하게 되는데, 말했지만 한인잡들은 캐쥬얼로 고용하는걸 꺼린다.
왜냐? 급여를 더 줘야하니까......
그럼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고용이 된다면, 애뉴얼리브(연차)와 식리브(병가)는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참고로 애뉴얼리브랑 식리브는 유급휴가이다.)
그러나 대개 씨알도 안먹힌다.
5번. 오버타임이나 주말근무 등등을 할 때 급여를 더 받아야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인정해주는 곳은 없었다. 적어도 내가 본 한인잡들은 그러했다.
특히, 레스토랑의 경우 주말에 제일 장사가 잘되기 때문에 엄청 바쁘고 힘든데도 불구하고 급여는 평일과 같은 수준.
하아....ㅠㅠ
이 외에도 TFN 으로 고용을 하면 워크커버, 연금(수퍼 애뉴에이션) 등등을 제공해야하니 그걸 피하기 위해
ABN 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ABN 은 사업자 넘버로 ABN을 갖고 일할 경우 직원이 아닌 사업자가 되는 것이며,
본인은 하청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 세금도 내야하고 연금도 넣고 워크커버도 가입해야한다.
이것을 모르고 단순히 ABN을 가져오면 시급 2불 정도 올려줄게 하는 말에 혹해 당한 워홀러들도 종종 나오곤했다.
정말 슬픈 일이다.
분명 한인사장들도 힘들게 타국에 와서 정착하고 사는 것일텐데
서로가 좀 도우면서 살면 안되는 걸까?
어쨌든, 워홀러들과 학생들은 부디 일자리를 구할 때 본인의 권리를 지키면서 당당하게 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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