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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생활기

호주생활기 #56 Professional Year

by Lucia_Lee 2023. 8. 1.

졸업생비자를 신청하며 앞서 생활기에 썼던 프로페셔널 이어 라는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이는 IT 학생들에게는 거의 반 필수적인 직업교육과정이다.

거의 1년정도 잡아먹는데, 마지막 12주는 수업이 아닌 인턴 과정이며

이 경우 무급이든 유급이든 어디든 인턴을 하고 그 과정을 꼭 마쳐야 한다.

이 과정을 다 마치면 독립기술이민을 할 때 가산점 5점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

기술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졸업 이후 관련 경력이 1년 (호주내) 있으면 가산점 5점이 주어지는데

만약 졸업 이후 바로 취직이 되어 일하면서 PY를 병행할 경우 가산점 5점+5점 총 10점이 주어진다.

그래서 나는 PY를 신청하였다.

PY 업체는 여러군데가 있는데 나는 생각없이 가격과 분납 여부만 보고 신청을 하였다.

*부디 그러지 말길 바란다.....난 엄청난 후회를 했다....

물론 가격과 분납도 중요하지만....더 중요한 것은 이 업체가 얼만큼 학생과 소통이 잘 되느냐 이다.

그리고, 이 업체에 연계된 인턴 업체들은 얼마나 있는지 이다.

만약 졸업 이후 운 좋게 바로 취직이 되어 나는 인턴 경험이 필요 없다 하는 경우에는

인턴 대신 취직한 직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떼울 수 있으며 페이슬립을 제출하면 된다.

이 경우에는 인턴 경험이 필요없으니 어떤 업체든 상관없다.

하지만 내 경우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인턴 경험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내가 수강했던 업체는 학생 수에 비해 직원 수가 적은지 바로바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들었고

한번 미뤄지면 1주도 아니고 4주씩 미뤄지고 그랬다.

진짜 4주 미뤄진다고 연락 조차 안되더란....

하......

아직도 생각하면 열받는데.....암튼 그렇다......

그렇게 총 석 달 정도 밀렸고 결국은 과정을 수료했지만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정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턴할 수 있는 업체를 찾다 찾다 나는 취업이 되어버렸다.

일단, 내가 했던 PY 수업은 팬더믹 때문에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되었는데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카메라를 켜둔채 트레이너와 함께 이것저것 배우고

그 날 그 날 당일 과제와 당일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했다.

대충 하면 안되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트레이너가 출석과 과제평가를 하고 통과를 해야하기 때문에

대충 했다가는 다시 코스를 들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거기다 재수강료는 당연히 받는다. 1일 재수강이 75불 정도 했다.

공휴일도 어김없이 수업을 하는데...정말 특이한 경우 크리스마스나 이스터 같은 큰 연휴일 때는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토요일 대신 평일 아무 요일이나 시간나는 날을 정해서 수업을 들으라고 한 것.

결국 그냥 넘어가는 일은 단 하루도 없었다.

단지, 줌 미팅이 아닌 온라인으로 혼자 강의 보고 과제 제출하고 그런 숙제 날만 있었을 뿐....

지금은 온라인 마저도 아니고 오프라인 수업으로 바뀌었다.

내 수업이 거의 막바지 쯤 일 때 갑자기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바꾼다고 했고,

아직 코비드가 한창일 때 였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리 오프라인을 강행한 건지..

수업하고 1~2주 만에 많은 학생들이 코비드 확진 되어 집에서 자가격리 하고

나랑 내 러시안 친구 또한 같이 코비드에 확진되어 강제 휴가를 얻게 되었다.

또한, 가르치는 트레이너도 코비드에 걸려 갑자기 온라인 수업을 하기도 했었다.

수업이 끝나고 인턴을 해야하는 기간이 찾아왔을 때, 나는 사실 미리 인턴할 곳을 구해뒀었다.

작은 한인업체이긴 하지만 IT 팀이 있었고, 사장과도 미리 얘기가 다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그 사장은 말을 바꿔서 자기는 도와줄 수 없다고 했고,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했었다.

그 때문에 부랴부랴 여기저기 알아보고, 전에 일하던 김치클럽 여사장님 남편분이 IT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다고 들었던게 생각나서 거기서 인턴을 할 순 없는지 문의도 했다.

다행히, 무급인턴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허락이 떨어졌고, 일단 나는 거기서 인턴 12주를 채우기로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화가 나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래서 해외 나가면 한인을 조심하라고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속에 가득찬 분노를 안고 나는 계속 취업자리를 두들겼다.

그렇게 여러군데 서류 넣고 몇군데 면접을 보고 한 회사에서 합격 연락이 왔는데

그 회사가 지금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이다.

휴....싸랑해요 우리 회사

그런데... 취업이 된건 좋았는데.....

하필 인턴 하던 와중이라서 난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PY 업체에 다시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일단 취업은 축하하는데 이 과정은 어쩔 수가 없다며 다시 기간이 밀려 총 12주가 밀리게 되었다.

졸업이 그만큼 늦어진 셈. ㅎㅎㅎㅎㅎㅎ이 연락을 받는 것도 한참 걸렸다..........

아무튼 다시 PY 얘기로 돌아가자면,

인턴 12주 동안에는 수업이 없느냐? 아니다.

ACS 라는 IT 학생들의 기술심사 단체에서 과제를 내주고 그것을 모두 끝내야만 한다.

이 과제들도 여간 귀찮은 것들이 아니다.

그래도 하루종일 꼼짝도 못하고 수업만 들어야 하는 것보단 낫다고 해야하나?

기술심사를 위해, 영주권을 위해, 내 미래를 위해

반 강제로 했던 거지만.... 피해갈 수 있으면 꼭 피해가라고.... 주변 지인들에게 전한다.

돈도 돈이고, 인턴을 통해 취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다 어긋나버렸기 때문.

그러니...PY를 꼭 해야겠다면!

학생과 소통이 잘 되는 곳으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